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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창의성에 대한 이해

하루10분 2017. 9. 2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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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광고로 매출을 내는 회사에서 9년 넘게 다니면서, 광고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가 없었다. 마케팅 관련 강의는 많이 들었으나, 개념까지 깊이 있게 이해하려 들지는 않았다. 광. 알. 못인 내가 애드테크로 옮기면서, 광고의 개념 하나하나 이해하기 위해 정리를 시작했다. 

창의성이 없다면, 광고는 존재할 수 없다.
- Zinkhan -

광고 창의성(Advertising Creativity)에 대해 읽은 논문 수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내 업무를 수행할 수준만큼은 읽은 것 같다. 회사에서 격주로 해외 논문을 발표하고 논의하는 시간이 있다. 물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박사님이 해주신다. 그래서인지 이 정도 준비하지 않고 기획하면, Slack이나 Trello에서 까임 메시지가 올 것만 같다. 읽은 논문에 인용된 메시지들 중 위의 메시지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광고 창의성을 이해하려는 목적은, 특정 광고 상품의 효율UP을 위한 아이디어 제시 미션이 있었고 이를 논리 정연하게 정리하고 싶었을 뿐. 시작은 그랬다. DB 확보, 잠재고객 발굴 정도의 아이디어만 제시해도 되겠지만 욕심이 나서 RAW 한 USECASE부터 고민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광. 고. 창. 의. 성]

오길비
팔리지 않는 광고는 창의적이지 않다.
- 오길비 -

이 아저씨 모르면 "자네는 광고를 안 해본 사람일세"라고 느낄정도로 광고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다. (창의성 연구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은 Guilford다. 이 아저씨는 심리학 관련 광고기법에서 다루게 될 듯) 집에 있는 광고책 몇 개 꺼내어보니, 대부분 이 오길비 아저씨의 연구를 참고하는 구문이 있었다. 아래는 오길비 아저씨가 한 말 중에 나를 소름 돋게 한 말이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라 바로 당신의 아내다. 소비자의 지성을 모욕하면 안 된다.

그래. 그렇다. 나는 기획일을 할 때 아내의 피드백을 받는 게 가장 무서웠다. 또 그만큼 필요한 피드백이라 생각한다. 아내에게 1분 이상 설명해야 하는 기획은, 미련없이 버려져야 하는 기획이었다. 1분안에 이해하면 회사에서도 시도해볼만한 기획이라 생각했다. 나는 질소 빵빵한 과자봉지처럼 과대 포장한 오글거리는 아이디어와 광고카피를 만들어 설명할 때마다 아내는 고개만 갸우뚱할 뿐.... 오길비 아저씨의 말대로라면 나는 이혼사유감이 될 정도로 아내를 모욕했었다. 

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이해한 걸 글로 옮겨보자. 개념과 평가에 대한 것만 정리했다. 음... 창의성으로 시작해서 각 개념별/평가 기준별로 파면 지구를 뚫고 우주로 뻗어 나아가게 될 것 같다.


광고 창의성의 개념은 세가지 관점으로 구분되어진다. (대체적으로)
1. 연상 과정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낡은 요소의 새로운 조합이라고 보며 이질적인 사물끼리 새롭게 조합하는 연상력을 중시하는 개념이다. 낡은 요소들을 새롭게 조합하는데서 광고 창의성이 발휘되며(Young), 이질적인 사물끼리 연결시켜 새로운 아이디어 내는데 광고 창의성의 본질이 있다.(Marra)

2. 판매 유발
경쟁적 혜택을 독특하게 제시하는 동시에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를 표현하는 방식과 아이디어를 말하며, 광고의 마케팅적 기능을 중요시한다.

3. 상호작용 시스템
사회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지적 노력의 결과로 간주한다. 창의성은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시스템에서 발현된다는 것. 개인의 능력이 아닌 사회적 맥락에서 발현된다는 것. 

아... 도대체 뭔 말 이래. 사춘기 때 부모님이 내게 하시던 잔소리도 이보다는 이해가 쉬웠던 것 같다. 한국말은 맞는데...ㅠㅠ 연상 과정은 Young과 Marra의 개념을 MIX 해 놓은 것이다. 연구자들에 의해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이 3개 개념으로 나뉜 것이다. (그냥 너무 복잡해서, 이렇게 3개로 받아들여진 것 만 같다.) 광고와 소비자의 접점이 다양해지고 빨리 바뀌는 현재를 보면 곧 4번째 개념도 나오지 않을까나. 연구자님들 힘내세요!

나는 연상 과정 개념에 가깝게 이해가 되었다. 연상 과정을 나 같은 민초가 이해한대로 말하면 "광고 창의성은 낡은 요소를 새롭게 조합하는 것이다. 과거의 익숙한 것을 새롭게 재정리하는 것"이다.


광고가 창의성이 있다! 없다! 는 어떻게 평가해?
날씨가 선선해지는 계절이 되면 HR 부서에서 올리는 전체 공지가 있다. 올해 연말평가는 이렇게 합니다. 매년 하는 연말 평가, 솔직히 매년 하지만 기분 나쁘게 어렵다. 내 이해력이 부족하다는걸 인정해야하는 상황과 마주한다. 그런데 회사의 상황에 따라 매년 바뀐다. 광고 창의성에 대한 평가도 그렇다. 복잡하고 매일 바뀌는 사회환경요소를 다 반영해야 한다.그래서 수많은 광고 창의성 평가 개념이 나왔나? 효과 검증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지만, 개념 자체가 복잡하니 실증 연구도 어렵다고 한다. 그래도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에 봤는데... 빈도 효과만 건지고 다른 걸 들여다 본 걸 후회했다.

①빈도보다 질적인 메시지(콘텐츠)에 따라서 평가기준이 달라진다.
- 마이클 네이플스(Michael Naples) -

②상관성(Relevance), 독창성(Originality), 충격성(Impact)으로 평가한다.
- DDB Needham -

③ 독창성(Inventiveness), 매력성(Attractiveness), 영리함(Cleverness)로 평가한다.
- 베른 바흐(William Bernbach) -

이외에도 Young, Rubicam, Marra 등이 평가 기준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기준은 읽기만 하고 정리하지는 않기로 하였다. 정리하지 않은 이유는 기준을 5개 이상이나 제시했기 때문에... 내 수준에서 이해가 어렵다. 읽다 보면,"내 이론을 말하자면 말이야"로 시작해서 "이것저것 다 잘하라는 이야기잖아"라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살짝 삼천포로 빠지긴 했지만, ①번 마이클 네이플스의 연구자료는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롭다. 마이클 네이플스 아저씨는 빈도 효과 (Effective Frequency)를 열심히 연구한 사람이다. 사람들이 광고를 첫 번째, 두 번째 볼 때의 반응은 약하고 세 번 이후에야 반응이 나타나며 그 이후에는 반응이 감소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래서 삼세번 삼세번 하는 건가? 음 그럼,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는건 상반된 속설이 되는건가? 개인화 추천 콘텐츠에 NA광고를 하고 있는 회사에 있다 보니, 클릭되지 않은 광고에 대한 스코어 시스템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올 것 같다. 이미 구축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현재는 개인화 추천을 잘하는 것도 힘들다. 매출과 추천이라는 줄다리기 속에서 외면받은 광고를 빠르게 제외하는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한다. ①번에 의하면, 세 번이나 보라고 했는데 안 보면 그 광고는 창의성이 없다고 평가하고, 세 번 안에 반응을 보이면 창의성이 있다고 말하는 심플한 평가 기준이다. 즉, 매일 다니는 쇼윈도의 상품을 자주 본다고 구입하지는 않는다는 말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② 번 평가 기준을 제시한 DDB Needham은 광고회사다. 역시, 일하는 사람이 많으니 상관성(Relevance)을 기준으로 제시했구나 싶다. 상관성은 소비자가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도록 제품을 관련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이 상관성(Relevance)을 연구하기엔... 공감 안 가는 광고들이 많아서 무리가 있지 않았을까? (광고 크리에이터의 심리적 성향과 광고 창의성의 관계에 대한 연구도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평가기준은 딱히 알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전문가들의 평가 기준에 맞춰 광고를 만들더라도 고객이 외면한다면, 평가 기준은 거짓말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내가 이해한 광고 창의성을 간단하게 쓰면, 발굴된 고객 개인의 심리적 특성(낡은 요소)에 기인하여 "너는 처음 보는 나를 좋아해"라고 싸인과 시그널을 보내는 것(새롭게 재정리)이다.

정리하고 보니, "원래 광고가 그런 거 아니야?"라는 조금 구린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렇게 한 분야에 대해 잘 쪼개어 구조를 나누고 쪼개진 개념 하나하나 접근하는 게 은근한 재미가 있긴 하더라. 오래 걸리더라도, 다 쪼개고 으깨 봐야겠다.

- 다섯 번째 재택근무한 날. 저녁밥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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