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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Tour

조용함과 커피만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바람카페, 제주도 산천단 주변 카페 추천

제주도에는 산천단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한라산에서 사람이 동상이 걸리거나 사고로 죽는 사람이 발생하므로 제단을 만들고 산천(山川)에 제를 지내던 곳입니다. 이 산천단은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산천단 근처에는 '바람카페'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2년 전에 제주도로 이주를 고민하면서 집을 알아볼 때 잠깐 짬이 나서 찾아갔으나, 휴업 중이라서 산천단의 정자에서 돗자리 깔고 낮잠만 잤던 기억이 나네요. 여름에 찾아갔을 때와는 달리, 비구름이 잔뜩 낀 초겨울에 다시 찾아간 바람카페. 2년 4개월 만에 찾아갔네요.


산천단은 산 중턱에 있어 겨울에 눈이 내리면, 도로가 통제될 수도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산천단을 가겠다고 하면 대부분 보내주기도 한다네요. 그 위로 더 올라가려 하면 (성판악 방향으로) 체인이 없는 차량은 운행 제한이 됩니다. 눈이 쌓인 바람카페 전경이 궁금해서 겨울에 눈이 오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카페 주인께 물어봤어요~ 바람카페 앞에는 정말 오래되었을 나무들이 매우 높게 자라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두지 못해 글로 설명드리네요. 목이 완전 뒤로 꺾여야 나무의 끝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세월을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들이었습니다


바람카페는 커피만 판매합니다. 치즈케이크이나 쿠키는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립 위주로 커피를 판매합니다. 만델링과 케냐 2잔 주문 시 1만 5000원! 다른 곳 드립보다 2,000~3,000원이 비싼 만큼 주문 전부터 기대를 하였습니다. (예가체프를 마시고 싶었으나, 로스팅 정도가 제 입맛에 맞지 않을 것 같아서...) 제 입맛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서 친절하게 답변해주시는 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 뒤로 바리스타와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나누었습니다. 



고객의 취향에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하는 카페는 찾기가 힘듭니다. 어떤 카페들은, 로스팅이 그렇게 되었다거나 본인이 하는 방식이 가장 맛있다고 하거나... 그 커피는 그렇게 마셔야 한다고 둘러대기도 합니다. 나는 원두가 가진 최상의 맛을 이끌어내는 것보다 고객의 입맛을 맞추는 게 더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핸드드립을 하는데, 안 맞춰주는 카페는 두 번 다시 안 가게 된다.




바람카페의 인테리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사진들이다. 책이 있고, 대부분의 테이블은 목재로 되어 있다. 모든 것이 투박해 보이면서 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인테리어다. 이 바람카페는 살아있는 고양이들이 들락날락하는 카페라서, 중간중간 고양이 소품이 있더라도 지저분해 보이지 않았다. 우측 사진에 보면, 히터가 보인다. 이 카페... 겨울에 가면 춥다. 산 중턱에 있다 보니 춥다. 손님이 많이 찾을만한 위치에서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난방에 많은 투자를 하는걸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산 중턱에 산장 같은 느낌으로 있는 카페니 깐, 겨울에는 화목난로 하나 들여두면 어떨까? 고양이들이 많아서 안되려나...


만델링, 케냐 AA를 주문했고, 바리스타가 맛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셨다. 케냐 AA는 늘 마셔오던 것이었지만, 기존에 마셔왔던 것보다는 바디감이 떨어졌고... 만델링은 바디감이 가벼운면서 산미도 적절하게 있었다. 만델링은 아꼼이 주문했는데, 내가 여러 번 뺏어 마셨다 ㅎㅎㅎ 아꼼은 끝 맛에 단맛이 있으면서 깔끔함이 느껴지는 커피를 좋아한다. 바람카페에서 내려준 만델링은 라이트함에 적절한 바디 감도 느껴지고 끝 맛도 좋았다. 이전에 다른 곳에서 마셨던 만델링은, 바디감이 너무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잡식성이다) 

BARAM이라고 들어간 이 커피잔은 기념으로 만든 컵이었으며, 현재는 6잔 정도만 있다고 한다. 손님이 많이 올 때는 잔이 없어서 커피를 내주기 힘들 때도 있다며...ㅋㅋ 의미가 있는 스페셜 한 잔에 커피를 마신다는 생각을 하니, 귀한 접대를 받는 것 같았다.





바람카페는, 산천단 주변의 모든 길냥이가 모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길냥이는 아니고, 바람카페에서 함께 지내는 고양이들) 밖이 추워서인지, 꼼짝 않고 가만히 앉아 있어 인테리어 소품 같은 모습과 몸을 비비며 잠든 모습이 너무 귀엽다. 찾아가기 전날까지만 해도 활기차던 녀석들인데, 갑자기 이런다니...

바람카페에 대해 요약하면 인테리어와 다양한 음료, 뛰어난 경관 등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카페가 아닌, 커피 맛으로만 승부하는 바람카페. 귀여움 포텐이 몽실몽실 터져나오는 고양이들 보는 재미가 있는 바람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