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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의 철학, Web2.0의 철학 1969년에 UCLA의 대학원생인 빈튼 서프(Vinton G. Cerf)와 스티븐 크로커(Stephen Crocker)가 인터넷을 만들었을 때는 단 두 대의 컴퓨터만 연결되었으나 최근의 인터넷은 중앙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확장되었다. 그럼에도 인터넷이 나름대로 질서를 갖추며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참여, 공개, 공유 정신에 기반을 둔 자율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자율성을 잘 보여주는 보기로는 인터넷의 기술표준규격 제정을 들 수 있다. 인터넷에 관련된 기술표준규격을 RFC(Request for Comments)라고 부르는데, '의견을 구합니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름 자체가 무척 겸손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처음부터 사람들의 참여를 요구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는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에서 정한 규격이 인터넷 표준이 되고 있는데, 여전히 표준문서는 RFC라는 이름을 지키고 있다. RFC라는 이름은 인터넷 개발의 주역인 빈튼 서프와 스티븐 크로커 등이 만든 것이다. 군사 목적으로 만든 인터넷이 전세계인의 인터넷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이유는 이처럼 사람들의 참여와 공유를 이끌어내고자 했던 인터넷 창시자들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참여와 공유 정신은 웹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상업적 사이트가 증가하면서 정보 독점으로 돈을 벌려는 사이트가 증가했고, 웹은 폐쇄적인 문화로 바뀌어갔다. 많은 사람이 정보 독점에 대항했으나 기업들은 정보 공개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다시 웹 본래의 공개와 공유 문화로 되돌리고 있는 것이 웹2.0 철학과 문화다. 웹2.0 서비스는 웹의 기본 정신인 공개와 공유를 기본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개인의 참여와 공유, 분산형 서비스를 통해 그 철학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웹의 급격한 변화를 가리키는 대명사인 웹2.0 웹2.0은 웹의 급격한 변화를 뜻하는 대명사다. 닷컴버블 붕괴 이후 인터넷 기업은 아마존, 이베이, 구글처럼 살아남은 기업과 넷스케이프, 라이코스처럼 소멸된 기업으로 구분되었다. 사람들은 닷컴버블에서 살아남은 기업과 죽은 기업의 차이를 알아내고자 했고, 살아남은 기업을 가리키는 대명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때 오라일리 미디어(O'Reilly Media)의 부사장인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가 웹에 일종의 전환점을 찍은 닷컴붕괴를 표현하는 말로 웹2.0을 제안했고[*주1], 2004년 10월의 '웹2.0 컨퍼런스(www.web2con.com)'를 통해 '웹2.0'은 '웹의 급격한 변화를 가리키는 대명사'로 떠오른다. [주1] http://network.hanb.co.kr/view.php?bi_id=1141 * 팀 오라일리의 웹2.0 비교표[*주2]
* 웹2.0 컨퍼런스 모습
- 학습 필요 없는 쉬운웹(EasyWeb)으로
역사적으로 볼 때 인터넷이나 웹, PC통신은 참여와 공유의 역사였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웹이 쉬워지면서 참여의 폭이 넓어지고 있을 뿐이다. 블로그, 위키피디아와 같은 웹2.0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나오면서 참여의 폭이나 공유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블로그와 미니홈피가 등장하기 전에는 일반인이 홈페이지를 직접 운영하기 힘들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요리법을 올리려면 포토샵, HTML, FTP와 호스팅 서버 사용법 등의 어려운 기술을 익혀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블로그나 미니홈피에서 [글쓰기] 아이콘만 누르면 손쉽게 자신의 웹문서를 만들 수 있고, 마우스만으로도 사진을 문서에 삽입할 수 있다. 이처럼 쉬운 글쓰기 도구 덕분에 사람들은 요리법, 청소법, 자동차정비법 등의 일상경험과 지식까지 공개하고 공유하기 시작했다. 2006년의 동영상 UCC 열풍도 쉬운웹 덕분에 일어난 현상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동영상을 웹에 올리려면 캠코더 사용법부터, 동영상편집 프로그램, 코덱 사용법, 파일 변환법, FTP 전송법, 호스팅 관리법, HTML 문서 작성법 등의 복잡한 기술을 배워야 가능했다. 일반인이 배워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쉬운웹 덕분에 이제는 디카나 폰카로 찍은 동영상 파일을 마우스로 끌어다놓기만 해도 동영상을 웹에 올릴 수 있다. 이처럼 웹이 쉬워지면서 IT전문가나 참여했던 정보 올리기에 일반인이 참여하면서 정보 소비자였던 일반인이 정보 생산자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정보의 형태도 글에서 사진 동영상 지도 즐겨찾기 등으로 폭을 넓혀가고 있다. 웹2.0 서비스가 생산자의 범위를 소수의 IT전문가에서 일반인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전문가 영역으로 알려진 백과사전 분야에서도 일반인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는 일반인이 웹으로 참여해 만드는 백과사전이다. 수 많은 사람들의 참여 덕분에 위키피디아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백과사전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는 수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이룬 결과다. 쉬운웹의 확산으로 개인의 정보생산 참여가 늘자 개인의 참여와 배포, 공유를 돕는 사이트도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인터넷시장 조사기관인 닐슨 넷레이팅즈는 2006년 1년 동안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미국 내 10개 사이트 중 절반이 UCC 기반의 웹서비스라고 밝혔다. 마이스페이스, 위키피디아, 플릭커, 헤비닷컴 등이 웹2.0 기반의 UCC사이트이며 사용자 참여 사이트인 것이다. 한국에서도 블로그와 UCC 동영상 관련 사이트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직접 정보 생산과 유통에 참여하면서 일어난 변화 중 하나는 과거의 중앙집권적인 권력기관을 견제하는 새로운 축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0년 전만 해도 사진기를 들고다니는 사람이 없었기에 사건이 터지면 공중전화를 찾아 신문사에 제보하는 일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현장의 주민이 디카와 폰카로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글을 써서 사건을 직접 보도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는 아예 블로거가 뉴스의 한 부분을 담당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참여형 서비스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블로거뉴스는 기존의 중앙신문이 보도하지 못한 다양한 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시민 기자보다 더 확장된 또 다른 참여형 뉴스가 탄생한 것이다. 전통적인 언론이 담당하던 1차 취재권과 편집권, 배포권이 블로그와 RSS, 메타사이트와 같은 웹2.0 서비스로 인해 개인에게 상당 부분 넘어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 블로거가 쓴 글을 등록하면 기사로 보여주는 다음의 블로거뉴스 분산형 시스템으로 더욱 빠르게 공유를 확산 대부분의 웹2.0 기업은 개인들이 정보를 좀더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 회사 설립 1년만에 구글에 약 1조 5천억 원이라는 큰 금액으로 인수된 유튜브(www.youtube.com) 역시 분산형 시스템을 적용해 성장한 경우다. 혼자 유튜브에 가서 보고 왔다면 한 명이 동영상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만, 자기 블로그에 퍼서 올릴 경우에는 자기 블로그 방문자 1만 명이 해당 동영상을 공유하게 된다. 따라서 1만 명이 퍼서 올린 사이트에서 다시 1만 명이 동영상을 본다면 1억 명이 해당 동영상을 보고 유튜브를 아는 결과를 얻게 된다. 거기에서 다시 사람들이 퍼간다면 또 다시 동영상 본 사람의 수는 급격하게 늘게 된다. 반면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다면 그 동영상은 1만 명이 본 동영상에 머물 것이다. 유튜브가 분산 시스템을 이용해 동영상을 더욱 많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1만 배의 시장 지배력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애드센스와 같은 네트워크 광고는 전통적인 중앙매체형 광고에 의존하던 월마트와 같은 대기업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초창기 웹 시절에는 기업이 광고주가 되고 기업형 사이트가 광고 게시자였다. 그러나 웹2.0 시대에는 중소상인이나 개인이 광고주가 되고, 개인이 광고 게시자가 되는 시대로 바뀌면서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점차 개인 단위로 세분화되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배너광고는 일정 기간 동안 포탈의 영역을 차지하는 광고였기에 월마트나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모든 광고와 노출을 차지하며 매출을 독점했다. 반면 검색광고는 지역의 중소상인이나 개인도 광고주로 참여할 수 있어 소상인들의 광고주화라는 변화를 가져왔다. 소상인의 광고주 참여는 광고와 노출, 매출의 분산을 가져오면서 월마트와 같은 대기업의 영역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
사용자 참여를 통해 공유를 확산하는 시스템도 많이 등장했다.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 델리셔스(http://del.icio.us), 플릭커(www.flickr.com), 올블로그(www.allblog.net)를 비롯한 많은 웹2.0 사이트는 사용자의 참여를 바탕으로 정보 공유와 소셜네트웍 형성을 돕고 있다. 참여의 폭은 넓어지고 공유의 폭이 넓어지면서 웹은 더욱 풍부한 정보의 바다가 되고 사람들은 고급 정보를 무료로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참여 사이트인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는 집단지성을 이용해 정보를 공유한다. 사람들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신의 지식을 공개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 반응을 보였을 때 위키피디아는 참여 시스템을 선보였다. 그리고 결과는 세계 최대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로 나타났다. 위키피디아는 사전 낱말에 대한 설명과 편집에 모든 네티즌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이 잘못된 정보라면 그 다음 사람이 삭제하거나 수정한다. 만약 고의로 잘못된 정보로 수정을 했다면 이전에 저장해둔 글과 비교해가며 좀더 올바른 글로 수정한다. 1명이 잘못된 정보를 올릴 때 100명이 바른 정보로 수정하는 것이 위키피디아의 모습이며, 이런 참여를 통해 세계 최대 백과사전으로 성장한 것이다.
개인이 아닌 기업의 경우 오픈소스와 같은 소스공개, 공개API 등의 방법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고 있다. 그 결과 수 많은 혼합 서비스가 등장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구글 지도의 공개API를 통해 수 백 개가 넘는 구글지도 관련 혼합(mash-up)서비스가 등장했고, 사용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구글지도 혼합서비스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하우징맵(하우징맵(www.housingmaps.com)처럼 부동산 매물 정보를 구글지도에 표시하기도 하고, 윙버스(www.wingbus.com)처럼 여행했던 곳의 사진을 지도에 표시하며 공유하기도 한다. 태그재니아(www.tagzania.com)처럼 지도에 해당하는 지역과 관련된 UCC를 연결시키기도 한다.
그외 우리는 수 많은 오픈소스와 GNU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개발자는 오픈소스를 통해, 글쟁이는 자신의 글을 통해,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진을 통해 이 사회의 발전에 참여하고 있다. 웹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쉬운웹이 발달할수록 우리의 참여와 사회 발전, 민주주의의 구현도 더 향상될 것이다. 바른 공유를 위한 바른 철학이 중요 웹2.0이 모든 면에서 좋은 점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쉬운웹 덕분에 공유와 배포가 쉬워진만큼 불법공유와 스팸, 사생활침해 등의 문제도 커졌다. 저작권보호센터의 2006년 하반기 조사에 따르면 유통되는 UCC 중 80% 이상이 저작권 침해물이며, 직접 제작한 알맹이는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복제나 편집된 많은 알맹이가 저작권 표기 없이 공유되거나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P2P 사이트나 파일공유 사이트의 저작권 침해는 훨씬 심하다. 불법공유 문제의 해결책은 크게 세 가지다. 1차 저작권자들을 비롯해 네티즌들이 좀더 많이 자신이 가진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2차저작물 생성을 돕도록 하는 것과 네티즌의 저작권 인식을 강화하는 방안, 합법적인 유통시장의 확립이다. 저작물의 사용에 대한 인식 전환은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주도하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Creative Commons)'와 같은 라이센스를 사례로 들 수 있다. 정보를 많이 공개할수록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정보가 많아지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져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불법공유를 줄일 수 있다. 네티즌의 저작권 인식 강화는 지속적인 홍보활동으로 개선될 것이다. 합법적인 유통시장의 사례로는 iTunes를 들 수 있다. 애플의 iTunes 뮤직스토아(http://www.apple.com/itunes/store/)는 유료 음악파일 판매는 어렵다는 인식을 깨고 2006년 2월까지 10억 개의 음악을 팔아 유료 음악파일 사이트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었다. 합리적이고 편리한 시스템을 갖추면 사람들도 돈을 내고 구입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초상권을 비롯한 사생활 침해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디카와 카메라폰의 보급으로 인해 누구나 다른 사람의 행동을 찍어서 올리곤 하는데, 이 경우 심각한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다. 남에 의해 찍힌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갈 경우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네티즌의 바른 윤리의식이 필요하다. 저질 알맹이(content)와 스팸 문제도 확산되고 있다. 음란물을 비롯해 욕설, 엽기 소재의 잔혹한 사진과 동영상, 별 내용 없이 올리는 정보,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낚시성 알맹이, 광고를 목적으로 하는 스팸들이 블로그와 게시판, 덧글 영역을 뒤덮고 있다. 이에 따라 좋은 알맹이를 발굴하는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네티즌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지만 바른 정보 유통을 위한 시스템 개발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CCL과 같은 저작물 표기 방법을 비롯해 사진이나 동영상 자체에 저작권과 출처를 표기하는 워터마크, 원출처를 추적할 수 있는 메타정보나 스테가노그라피 등을 자동으로 포함시키는 기술의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 미래의 웹은 개인이 중심 되는 웹 그렇다면 앞으로 웹2.0은 어떤 모습으로 표현될까? 일단 웹2.0의 기술적 방향은 분명 쉬운웹이다. 쉬운웹이 되려면 오프라인과 괴리감이 없는 온라인 서비스여야 한다. 오프라인과 동일한 서비스는 일반인의 의식, 일상행동과 동일한 과정으로 진행되는 서비스를 말하며 학습이 필요 없는 웹이다. 철학적으로는 공개와 공유 외에 개인 한 명 한 명이 중시되는 웹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개인의 존재와 가치를 웹에 그대로 표현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마이엔진이 만드는 야그(www.yagne.com)와 같은 서비스가 미래웹의 모습을 보여준다. 야그는 밝은웹(BrightWeb)을 구현하는 서비스로 웹에 오가는 사람과 그 사람의 행동이 보이는 웹, 웹에서 검색과 이동의 개념 변화, 언제 어디서나 정보입출력이 가능한 웹, 분산형게임, 분산형마켓, 분산형포털, n2n웹의 개념을 보여준다. 지금까지는 어떤 사이트를 가더라도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사이트 방문자들과 그들의 행동이 그대로 보이는 새로운 문화를 열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 정보를 가지고 다니는 로밍데이터 시대와 사람을 따라 커뮤니티가 움직이는 로밍커뮤니티 등이 구현될 것이다. 이 시기가 되면 개인 자체가 웹의 시작이자 끝이 되는 웹, 개인이 웹의 한 구성원이자 전부인 웹의 개념이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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